뚜벅뚜벅/생각하며 뚜벅뚜벅

걷다보니 네게 가던길

다쿠와즈 2012. 12. 27. 22:38

한 새벽
잠에서 깬다
지난밤 실컷 마신 술기운이 나를 일으킨다

술에 취해 잠든 밤
거룩한 밤은 그 사이 
창 밖으로 눈을 쌓아놨더라

복잡한 마음 소리마져,

덮어버린 고요한 밤에
그래도
이 머리속은 아우성이라
집을 나서 좀 걷기로 한다

모르는 새 쌓인 눈이 못마땅해,
발자국나마 지저분하게 마구 찍어 
흐트리고 싶은 심술이었다

내키는대로 걷다가 
뒤로 돌아보니 

새하얀 길이라서,
발자국이 선명하다

무슨생각으로 걸었는지 내 머리는
어지러웠는데
찍어둔 발자국이 말한다

네게 가는 길이다

왜 이렇게 와버렸지
생각해보면,
소용없게도
어느방향으로 걸었대도
네게 가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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