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푸치노와 라떼
격조했다,
라고 하기엔 사실 그렇게 정신 없는 시간들은 아니었다
이제 겨우 인턴에게 시킬 일이란게 대단할 수 없는 것이니
바빴다라고 하는건 둘러대기일 뿐이다
단지 글 몇줄 적기가 귀찮기도 했을 뿐이고
다른 데 정신팔려 있기도 했을 뿐이다
이제 다시 월급벌이가 생기다보니
먹부림하러 돌아다닌 곳이 제법 있었으나
오랜만의 이야기는 커피부터
가오픈때부터 어찌어찌 알게되어
자주 찾게 되는 카페로
판교에 앙코라 커피라고 있다
이미 한번 포스팅을 한 적도 있었지만
참 멋진 곳이다
에스프레소의 매력에 새삼 빠져들고 있는 중이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한번 하겠고
우선
카푸치노와 라떼의 이야기
나는 바리에이션으로 택해야 한다면
카푸치노로 했다
시나몬 파우더는 반드시 뿌려야 했다
앙코라 커피에서는 시나몬 파우더를 뿌려주진 않았다
그리고 말씀하기로
카푸치노에 쓰는 에스프레소는 라떼와 다른 블랜딩인데,
조금 묵직한 편으로 한다고, 였다
카푸치노에는 그 편이 어울린다는데
어렴풋이 그런가 그럴지 모르겠다, 생각이 들어 동의했다
그리고 오늘 라떼를 마셨다
카푸치노와 다르게 약간은 세콤한 블랜딩의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했다
그리고 아하,
둘의 차이가 어떤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말하자면 카푸치노와 라떼는
단순히 우유를 거품으로 내어 만드는지, 그렇지 않은지의
차이뿐은 아니었던게다
카푸치노로 말하자면
단정하고 멋들어진 신사와 같은 느낌이다
부드럽고 폭신한 거품안에, 품격과 강단을 지녀야 하기 때문에
조금 묵직한 에스프레소가 베이스라야 한다
그리고 시나몬 파우더로 이야기 하자면
가끔씩 그 신사를 섹시하게 만드는
향수같은 것이었다
항상 뿌려줄 필요는 없는 일이었다
그에 반면 라떼는,
발랄하고 재치있는 연하남같은 느낌이 된다
세콤하게 블랜딩 된 에스프레소는
우유의 고소한 맛을 더 진하게 만들면서도
마무리를 산뜻하고 화사하게 꾸며준다
게다가 아이스 라떼가 되고보면,
그런 조정역이 더욱 잘 살아나서
아주 활기찬 느낌을 준다
이처럼 카푸치노와 라떼를 각각 골라야 하는
기준은 생각보다 명확하다
적어도 앙코라 커피의 두 바리에이션은
그렇게 다루어지고 있었다
이제 여름은 분명하게 지나간 시간이 되었지만
아직 아이스 메뉴은 유효하다
아이스 라떼를 당분간은 즐겨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