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항의 화려한 풍경에 반했던 지난 주말의 인상을 더 강렬하게 만들어줄 카페를 찾아,
간만에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를 틈타 잽싸게 달려나갔다

그런데 웬걸 밖에서 흘끔흘끔 들여다보기론 이 동내,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커피가 주력이다...
그러다 메뉴에 드립메뉴가 걸려있는 커피커퍼에 들러 한잔 마시고는 기분만 상해서 금새 일어서버렸다

이대로는 영 아쉬웠는제 혹은 억울했는지
가장 작은 규모의 산토리니를 찾았다
카페 다음 연이어 카페라니...이 무슨 삽질인가 하면서도,
어찌되었건 들어갔다

사실, 이곳은 눈여겨 두고는 있었는데  밖에서 봤을땐 에스프레소 중심의 테이크아웃 전문점스럽기에
슬쩍 지나가버렸던 일이다
그런데 막상 내부로 들어가 메뉴를 펼치니 호라 희귀한 원두들이 주르륵 떨어진다

아무래도 주인아저씨께 도움을 요청해야겠다고 싶어
이런저런 조건을 단 후 추천받게 된  아마로가요
예가체프와 같이 이디오피산의 원두였다

커피가 나왔을때 잔을 들어 입가로 가져온 순간부터 흠칫하고 말았다
붉은 과일향이 너무 선명하게 코를 자극했는데
설마, 다른 곳에서의 향이 흘러든것이겠거니 믿질 못했다
그리고 한잔 머금었더니
맙소사 이게 커피니 와인이니
분명 신맛이 제법 도드라지는 편이었는데, 단순하게 시다의 그런것이 아니었다 
산을 오르다 길 옆으로 눈에 띈 덩굴딸기를 튿어 입에 물었을때의 상큼한 과실의 신맛이  
향이 넘어가는 통로를 훓고 지나가고 있었다
마치 가향차를 마시고 있는정도의 선명한 아로마를 즐기며 한잔을 비워내고
만족한 기분으로 카운터로 다가가 계산을 하려 하니 주인 아저씨께서 작은 잔을 건내주셨다

예가체프 네츄럴 G3
 아! 이런 맙소사 그저 메뉴판의 설명으로만 듣던 예가체프의 플로랄 아로마가 이거였구나, 알게 되었다
 꿀이 풍부한 달콤한 들꽃 향
 이게, 이런 느낌이었나
더구나 질감은 또 얼마나 매끄러운가

완전 놀라서 너무너무 맛있다고 말씀드리니
이번엔 수프리모를 살짝 담아주셨는데
허브향 계열의 청량감이 느껴지는 쌉쌀한 맛이다

커피가, 이렇게 화려한 향을 자랑할수도 있구나
놀랐고
주인아저씨의 초대를 받아 로스터실에 앉아 많은 배움을 얻었다

말 그대로 커피 '맛'집으로 가장 강렬한 인상을 전해줄 집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어디서도 이만큼 원두의 고유 향을 살리는 로스팅을 추구하는 집은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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