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라는 주종에 대하여 썩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편은 아니다
물론 지금이야 반주삼아서, 혹은 어딜 가더라도 손에 쉬이 닿는 술이라서
이래저래 마셔대곤 했던 술이라지만
좋아하는 술이라고 이름을 올리긴 어려운 주종

비단 머리아픈 희석식 소주들뿐만의 일은 아니라서
1학년때던가 동아리 회식 자리에서 맛본 안동소주의 화끈한 기운도 그닥 반갑진 않았다
비슷하게 보드카도 썩 좋아하진 않고

말이 좋아 무향 무취지만, 정작 알콜향은 왜 빼는지
솔직하게 그.저.알.콜.맛.이잖아

그런데 최근 소주에 수상한 바람이 부는건지
증류식 소주가 선을 보이던 것을 이후로
독특한 향이 담긴 소주들이 나타나지 않던가

그 중에서도 국순당의 아락이라는 술은 퍽이나 흥미가 있었다
일단 병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느린마을 양조장이라는 개념자체도 좋았지만
재료가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
녹차, 마늘, 배로 담근 각각의 아락들이 나오고 있는데
내 목표가 되었던 녀석은 그 중 '나주배 아락'
개인적으로 배라는 과일을 참 좋아라 한다
탱크보이가 처음 나오던 때의 센세이션함이 새삼 떠오르네...

최초 블로그를 통해 그 존재를 알게 된 아락이라는 소주는
며칠 지나지 않아 마트 나들이중에 발견되어 내 방으로 인도되었고
개봉-시음-섬세한시음이 이어졌다

25도라는 제법하는 도수와
배라는 과일의 뭐랄까 물스러운 향
그래서 이 소주에 대한 첫 감상은 시원한 배 향의 아~씁 쏘주...

조금 안타까워 하고 있던 중에 문득 주조의 아이디어가 이어져버렸다
탄산수와 단맛이 첨가되면 썩 괜찮아지지 않을까
이런 시원한 향 계열의 과일이라면 분명 좋은 조합이 나오겠지 싶었다

탄산수는 일차적으로 토닉워터가 떠올랐지만
말했다시피 배라는 과일의 향에 있어서 존재감이 강하지 못하다보니
그야말로 탄산만 있는 초정탄산수가 더 낫지 싶었다
사실 초정탄산수 자체는...천연사이다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부대 내 많은 아해들을 낚아 공분을 샀고
P.X병조차 계산을 할때 진짜 이거 살건가라는 의문을 품게 하는 아이템이지만
내게는 쉐킷쉐킷의 특별한 용도가 있었으니까

탄산은 그렇게 하기로하고
단맛은 뭘로 할까
배와 잘 어울릴 단 맛
배 향을 죽이지 않을 수 있는 그런 단맛
.
.
.
꿀...꿀배라고 하잖아, 그러니까 꿀!!

그런데 독신숙소에 꿀을 가져다 놓자니 이거 해마실때 제하곤 영 처치곤란이다
아쉬운데로 편의점에서 속풀이용으로 팔리는 꿀물...을 영입한다
이 망할 꿀물의 비율 문제로
내 커스텀 칵테일인 '군인의 물방울'을 완성시키는데 난감데스가 몇차례 있었지만
이젠 완성!! ㅠ_ㅠ
진토닉 못지않은 여름칵테일이 여기 있어 후후후~

다만, 색감적으로 포인트 데코가 한가지 정도 추가되면 딱 좋을듯 싶은데 그건, 뭐가 좋을까? ㅎㅎ
거의 다 왔어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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