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맛집을 찾아놓고 그곳을 찾아보기에도 갈곳이 많겠지만
요근래 싸부작싸부작 골목길을 후비고 다니면서 어쩐지 맛있을것만 같은집을 찾아내보는 것도 좋은 재미다
더구나 어쩌다 한번 여행으로 들렀다 가는길이 아니기에
조급해하지않고 돌아다니다보면 매 주말 하나의 여행나온 기분이기도 하다

강릉의 시장골목은 속초처럼 정비가 되어있지않고 좀더 재래식의 시장형태를 갖추고 있어서
요래조래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렇게 움직이다가 정말 어디, 굳이 알고 찾아오지 않는다면 모를것만 같은 장소에 냉면집 한곳을 발견했다
가정집을 개조한 것으로 보이는 외관,
심지어 간판마져 제대로 되있지 않아서 떨어진 간판이 바닥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기까지 했다
뭘까 저 심상치 않은 허름함은...이라는 생각으로 가게 안을 언뜻 살펴봤더니
어르신들이 잔뜩 식사들 하고 계신다!!

이쯤되면 쉬이 보아넘기기 어렵다
가격이 미친듯이 싸거나 엄청난 내공을 발휘하거나
보니, 가격으로 승부하는 집은 아니다
주방엔 면 뽑아내는 기계까지 잘 보이게 설치되어있으니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에 살짝 검색을 돌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강릉 주민들 사이에선 이미 입소문 나있는 맛집이더라

마침 날도 포근포근해서 돌아다니던 난 살짝 덥다-싶은 와중이니 안들어가볼 수 없다
회냉면을 주문

주문을 하면 그때부터 면을 뽑아서 냉면을 준비한다
기다리는동안 냉육수도 내어주고

일단 냉면이 나오고 보니 양이 넉넉하다
요즘 배가 많이 줄어있는터라 먹고나면 좀 많이 배부르겠네 싶었지만
그건 그때고
회는 속초~양양식으로 명태식혜가 올라간게 아니고 가오리회가 올라가있다 이것도 양이 수북
달걀부터 집어먹고 냉육수도 좀더 자작하게 부어준 뒤
쓱쓱 비벼 본격 흡입모드로 돌입한다

역시나 맛이 좋다
면의 탄력도 무턱대고 질기지 않아 훌륭하고
양념맛도 쓸데없이 자극적이지 않다
고명으로 들어간 오이와 배까지 물이 잘든 녀석이라 중간중간 입맛을 훌륭히 돋궈준다
따로 조미료가 필요 없는셈

그동안 날도 풀렸으니 냉면한번 먹어야지 먹어야지 하다가도 어쩐지 기회가 닫질 않더니
오늘 제대로 된 녀석을 맛봤다
뚜벅뚜벅모드의 감이 좋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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