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릉이라고 하면 커피라는 키워드가 가장 핵심적이지 않을까
테라로사나 보해미안을 중심으로 커피의 성지로서 이미지가 제법 쌓였고
커피축제도 상당해지는 것 같더라

그런데 정작 시내에는 마땅한 커피전문점이 눈에 띄지 않는 느낌
테라로사 분점이 있기는 하지만 두번의 방문동안 썩 좋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에도 한군데 눈여겨 봐두던 곳이 있기는 했는데
어쩐지 몇번 강릉 시내 가보는 동안
문이 닫혀있던지 내가 다른 곳을 가본다던지 그랬었다

그리고 오늘에야 찾은 폴&마리
사실, 오늘도 오솔길을 갈뻔했다 팥빙수를 먹어볼까 하고
다행히 어제 뚜레쥬르에서 먹은것도 있고
진즉부터 맘 먹고 있던 곳 더 미루진 말자 해서 들어갔다

가게 내부는 여행을 주제로 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영자신문 무늬의 페브릭으로 꾸며놓은 메뉴판이라던지, 가죽 케리어 가방, 줄끊어진 낡은 기타
붉은 벽돌의 인테리어들이 전해주는 빈티지한 분위기는 막 떠나는 여행의 설레임보다는
유럽권 어느 여행지에 이미 며칠이나 여유있게 머물러 있는 느낌이 된다.

원두 종류는 몇개 없던게 조금 아쉽다
한동안 좀 피하던 원두인 케냐(5000)를 시켰다
신맛은 거의 없이 쌉쌀한 맛이 주가 된 아주 진한 다크초콜릿같은 느낌
가게 내부에 걸린 그림들을 보면서
커피를 홀짝이고 있는데

주인 되시는 분이 커피 한잔을 더 내 주신다
커피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  혼자 와서 뭔가를 읽고 있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진짜 커피만 마시고 앉았으니...
맛을 한번 보라신다
코스타리카 타라쥬
케냐보다 훨씬 부드럽고 향이 풍부하게 느껴진다
맘에 드는지 묻는 주인분께
원래 예가체프를 즐겨 마시는데 이것도 썩 맘에 든다고 말씀 드렸더니
그렇다며, 이 녀석도 부드럽고 약간의 신맛이 비슷할 것이라고 하신다

예가체프랑 비교하자면 좀더 고소한 향이 강조되면서 신맛은 절제되는데
어떻게 보면 더 내 취향에 맞는듯한 느낌이었다
예가체프의 신맛은 식어가면서 점점 도드라지는게 약간 불만이었는데
타라쥬는 그렇지 않았던 부분이 특히 만족

강릉으로 옮겨가면 아지트로 삼기 좋은 가게로 거의 확정이다

728x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