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계속 날씨가 덥길래
비 한번 내린다는 소식에 반가웠던지,
어제는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트를 좀 들러봤다
비가 온다고 하니 집에서 맛있는거나 해먹으면서 날씨 즐겨볼까 하고
아침에 라디오를 틀었더니 under the sea가 흘러나오는데
10층 높이 거실의 큰 창 밖으로
비내리기 전 흐리흐리한 풍경을 내다 보자니
내가 마치 커다란 수족관 안에 있는 듯한 기분도 든다
그러니 집에서 맛있는 것 만들어 먹으며 헤엄헤엄,
다른 무엇보다 맥주를 곁들이겠다는 생각이었기에,
나쵸를 함께할 칠리 콘 카르네가 메뉴로 떠올랐다
마음같아서는 큐민이며 칠리파우더같은 향신료를 직접 사다가 만들어볼 생각이었으나
어쩐 일인지 큰 마트에서도 구할길이 없어 황망하였다가
통조림 중에서 칠리토마토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거랑 강낭콩 통조림 하나, 해서 집어들고
무엇보다 중요한 맥주를 이것저것 골랐다
여름이면 집에 맥주가 떨어지는 날은 없었던 기억인데,
이번에 이사오고 나서는 한동안 계속 맥주를 채워두지 않았다
매번 집에서 뭐 해먹을때마다 아쉽던 마음이 남아서
그냥 지나칠 수 있어야지
그리고 오늘은 집 앞 정육점에서 소고기 민스까지 사와선
칠리 콘 카르네를 만든다
고기 살때 두손을 모둠으로 만들어 요만큼,이면 될 것 같은데요 라고 말했는데
400그람 살짝 넘는 양이었다
칠리토마토 통조림으론 약간 모자랄 듯 해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토마토 네알을 모두 꺼냈는데,
그 중 세알은 곰팡이 먹었다
버리고, 하나만 썰어서 더해주고
얼마전부터 키우던 로즈마리 잎 뜯어 던지고, 월계수, 드라이바질 냉장고에서 꺼내 던지고
올리브오일에 볶아 향을 낸 후
양파, 파프리카 썰어서 볶아주고
칠리토마토 통조림 넣고,
고기를 섞어주는데
아차, 고기가 너무 많아 보이는 건 착각이겠죠...
다음번에는 고기는 이, 삼백그람이라도 충분할 것 같다
뭐 그래도 괜찮다 고기니까
좀 많아도 고기니까
무었보다 소고기니까
아무튼 여차저차 만들어내고 보니
대여섯번은 족히 먹을 만한 양이 나왔다
저녁에 아빠 오시면 같이 맥주랑 곁들여도 좋겠고
며칠내에 친구들하고 소풍계획이라도 잡아서 놀러나가도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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