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조금씩이나마 성숙해지고 있는가를

결국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집단광기에 가까운, 이다지도 휩쓸림의 모습은

어찌하여 반복해서 보여지는지

나 또한 그런 동조에 일인이 아니었던적 없지마는,

양상이 더 과격해지고, 분노에 가까운 감정적 격양으로 치닫는게 아닌지 우려한다


세상에 권위가 사라져버렸다

권위적이라거나 권위주의라고 할 때의 권위는 여전한데,

공신력, 카리스마, 기준점으로서의 권위만 무너져버린 상태가 아닌가


국가를 믿을 수 없고,

언론를 믿을 수 없고,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어처구니 없는건 그렇게 온통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 정작 

출처불명 풍문만을 믿고 있다


금번의 사고는 분명 초동조치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구조 현장에서 성과가 '지지부진'한 현 상황이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발짝 떨어진 사람들이 쉽사리 비난하는 것과는 다르게 

어떤 종류의 책임감이 요구되는 상황에 놓인,

일반적 사회적 관념이 박힌 사람들이라면 응당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하게 된다, 당연하게도

그것이 내가 '조직' 안에서 '관리자' 역할을 하며 경험한 사실이다

- 물론 전공을 살려 이론적 배경을 댈 수도 있겠다

그래서 사고 당시의 현장 환경이,

도저히 구조를 위한 어떤 작업도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그러는 중에도 가히 영웅적인 노력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던게 진실에 가깝다고 믿는다


이종인이라는 양반이 어느날 나타나서 다이빙 벨이란 걸 활용하면 

언제든지 구조가 가능했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그에 호응하여

마치 민간의 장비와 주장이 항상 더 좋고 최선의 것이라고 받아들여지는 현상에 기가 막힌다

'일반적' 상황에서 활용되는 장비라면야 그럴 수 있겠으나

그곳은 '재난현장'이다

재난현장의 전문가와 전문장비는 당연하게 국가가 보유하고 운용한다

쉽게 생각해서,

불끄러 민간업체가 다니나

아니면, 전쟁을 용병이 주도하나


하도 그거 하나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모양세라

뭔가하고 찾아봤다


이건, 유속이 빠르지 않고 시계가 확보된 환경에서나 활용할 수 있는 장비가 맞다

정상적인 공공교육과정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생김새와 운용 방식에 대한 설명만 읽어봐도 답이 나온다


최선을 다해주고 계신 SSU 대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정작 믿을만한 이야기는 믿지 못하고

사이비들에게만 귀를 열어주는 지금의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마치 우왕좌왕 혼란만을 바라기라도 하는 것인지

'여론몰이'에만 

아니, 그보다 같이 휩쓸려  다니는 듯 보이는 언론의 모습을

이상하게 느낀다

황우석 사태와 디워 때부터 이어져온,

휩쓸림에 대한 경계와 고민이 보이질 않는다

우리 사회는 그때로부터 성숙해져 있는가 


작은 단편 조각들을 연결해서 그럴듯한 장면 하나를 만들어 내는건 

그리고 그걸 납득하고 믿는건

참 쉬운 일이다

아니, 익숙한 일이다


교육시스템이 그렇게 짜여져 있으니까


그런데 한번이라도 시스템 차원을 조망하고

종합적 고려를 해보면

지엽적인 헛점이 존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해야 하는 틀과 구조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이제는

너무 쉽게 휘둘리지 않으면 좋겠다


의외로 시스템은

견고하고, 정직하며, 최선이다


우발적 재난/재해 상황에 대한 메뉴얼적 대응이

개발되고 발전되어 왔는가 의심스러운  

지휘부서의 혼란과 무책임이 

일선의 노력과 별개로 화나고 답답하게 만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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