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3대 성지중 하나라는 테라로사
그러나 강릉 시내에 있던 분점에 두어번 다녀오고 나서의 인상은 썩 좋지 못했다
본격적인 키친쪽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사실이 '성지'로써 외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고
방문시마다 선택했던 원두들은 내 취향이 아니었던데다가
커피 양도 다른 전문점들에 비하면 넉넉치 못한 점 등

그러나 그런 느낌들은 시내 분점이 제대로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거의 확실하게 내 오해였는지 모르겠다

강릉에 생활하게 되면서 배정받은 숙소가 테라로사 본점에 아주 가까이 있어서
언젠가 기회되면 한번 가봐야지 하고 있었다 
다만 분점에서의 선입견으로 어쩐지 의무감같은 성격의 생각이었을 뿐이었지

강릉 시내로의 외출을 계획보다 빨리 접게될 일이 생기면서
저녁도 해결할 겸 테라로사를 방문하게 됐다

분점에서의 생각을 하며 파스타나 먹을까 하며 펼쳤는데,
어라? 식사메뉴들이 아니다
브런치메뉴에 가까운 그것들은 커피와의 마리아쥬를 지향하며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
배가 고팠던 난...살짝 당황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메뉴
호두바게뜨&갈릭소스와 안심스테이크(15000)는 식사가 되겠다 싶어 주문한다

커피는 이디오피아 짐마 예키 g2(5000)
크리미하거나 바디감이 강하다는 팁이 달린 원두를 다 제하고
솔 향이라는 부분에 혹해서 골랐다

좀 기다리고 있으니 커피부터...나온다...
어? 이건 뭐지...하며 맛을 보는데
가벼운 바디감으로 산뜻하게 넘어가는 목넘김이 맘에 든다
더구나 신맛이 아주 독특한 느낌인데
처음 마시면서는 계피향과 같다가
커피가 식어가면서 소나무 향이 도드라지는데 이게 썩 재미있더라는거다

커피맛에 감탄하고있는 동안 식사가 나온다
셀러드와 식전빵, 메인이라고 할 안심스테이크와 가니쉬로 감자가 되는 제법 정식의 구성이면서
한 플레이트에 담아 내는 부분은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

식용꽃이 올라간 셀러드는 발사믹으로 드레싱을 했고
호두 바게뜨의 맛도 훌륭했다
감자는 고유의 고소한맛이 진해서 좋은 재료구나 싶은 느낌에
안심스테이크는 두툼한 포쓰는 아니지만 미디움 정도로 잘 익혀진데다 질기게 걸리는 부분 없이 부드럽다
각 파트별로 딱히 빠지는 부분이 없다보니
한번에 나와 중구난방으로 먹기엔 아깝다는 아쉬움이 있으면서
가격대비 이정도 수준이 나오는데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해서 커피와 식사의 어울림도 좋아서
먹는 내내 기분이 아주 좋았다

결과적으로 그간 테라로사에 대해 가지고있던 선입견을 모두 날려버리고
성지로서 이름 높은 이유를 확인한 저녁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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