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이 바닷가라고는 해도, 물론 횟감은 구하기 쉽지만,
스시를 먹을 만한 곳 찾아보기란 여간 어렵던 일이었다

아마도
이수 진부스시에서 초밥에 대한 하나의 지평이 열린 이후,  급 이쪽에 관심이 가던 중인 때가
강릉으로 옮겨온 즈음이었고 그래서,
홈플앞 어떤 초밥집에 들어갔다가 캐낭패를 보고 그로기를 먹었던 기억도 있다

스시가 회를 주제로 하는 메뉴이기는 하지만, 우리네에게 익숙한 개념인 활어회를 쓰는 것도 아니요,
초대리 잘된 샤리를 쥐는 일이란 또 다른 범주로 넘어가는 일이기에 단순히 바닷가 도시라고 좋은 스시집이 있을 수 없겠지
따지고들자면 스시는 부유한 도시의 메뉴인 셈이랄까

한동안 낙담하고 있었는데, 실마리가 보이게 된다
교동 택지지구 - 신도시로 규정되는 구역이며 실제로 들어서있는 식당골목의 풍경은 지극히 재경지역 여느 비지니스 지구의 그 곳이다
그러니까, 괜찮은 스시집이 있을 맥락이 형성된 곳이다
이곳에는 기존 자리잡힌 스시마루라는 회전초밥집도 있다
 
그리고 발견한 스시 심
가게 외관상, 어느정도 수준이 보장될 듯한 인상이 강하게 느껴졌다
한달여 눈독을 들여 놨었을까

마침 명절 보너스달이라는 핑계도 생긴 이때 기어코 방문하기에 이른다

스시정식 메뉴는 런치 25,000
                       디너 35,000 / 45,000
이 주변을 서성대며 우려했던대로 한끼 식사로 부왘!! 하기엔 쵸큼 단가가 있었는데,
진부스시의 커플셋(20,000)과  비교해보기에 오히려 편하겠다는 합리화로 고고곸ㅋㅋ

3~4시쯤 방문이라 계산이 어쩔지 애매했는데 런치로 계산이 되었고,
그 기준으로 잡았을때 오늘 도전은 만세삼창 또 삼창!

스시구성은 12pic이었는데, 각각의 맛이 다 기억날 수 없고 당연히 ㅋ
일단 구성도 벌써 가물가물한뎈ㅋㅋ
광어(히라메/엔가와), 참치(아까미), 도미, 연어(사케), 아부리한 키조개관자(가이바시), 생문어,
방어(부리), 간장새우장, 방어지느러미(얘도 아부리...)??...정도까지 기억나고
기타 코스메뉴로
처음에 자왕무시와 토마토 셀러드,
초밥이 쥐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오토시로 문어빨판 셀러드가,
메로와 시샤모 구이,
조개국과 장국
덴뿌라
마지막 식사는 우동과 소바 고르는데 난 우동을 선택했다
후식으로 수박 나왔고

떠오르는 것들 위주로 감상을 적어보자면,
사실 처음에 나왔던 광어 두점은, 네타가 너무 두껍게 나와서 살짝 씹기 부담스러운 감이 있었는데
이후로 나왔던 구성들은  신경쓰일만한 점 없이 다들 맛있게 먹었다
샤리는 상당히 작게 쥐는 편이었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쌀알의 찰기였다
질게 했다는 느낌이 아니면서 한톨한톨의 찰기가 진득하게 느껴지는 부분에서 초밥용 찰밥은 이런 느낌이어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초대리는 특별하게 어떻다라는 인상이 없었는데 간이 어떻다라는 느낌이 오지 않으면서 반면 싱겁다라는 느낌이 없는 균형감이 마음에 들었다
네타는 트렌디하게 길쭉이 떠서 올린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 표면적을 따졌을때 충분치 않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스시 구성들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메뉴라면 
깻잎을 말아 낸 방어 - 그냥 풍부한 향들이 어울려 맛있다는 느낌이었고
간장새우장 - 톡톡 터질것 같은 새우살의 비쥬얼이었지만 입안에 들었을때 간장게장처럼 찐덕하게 늘러붙는 감칠맛이 훌륭했으며
마지막으로 나왔던 방어 지느러미 - 이것만큼은 간장에 찍지 말고 그냥 먹어보라 권했는데, 그렇게 자신할만큼 네타의 풍미와 식감이 훌륭했다

그 외, 자왕무시의 간도 밸런스가 잘 잡혀있었고
토마토 셀러드는 상큼하게 입맛을 돋우는데 성공적이었으며
메로구이는 아마 진짜배기로 처음 맛봤던게 아닌가 싶은데 우유같은 고소함이 생선자체에서 진하게 풍겨 거의 베스트로 꼽을만했다
덴뿌라의 튀김 상태도 얇으면서도 파삭한 식감이 분명했을 뿐 아니라
우동의 국물은 묵직한 간장향이 있는게 아님에도 깔끔하고 가벼운 맛이 코스가 마무리 될때의 부담감을 주지 않아 
어디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지 않았나라는 생각뿐이다

결론적으론 강릉에서 스시를 먹고싶을때 최선의 품질을 보장하는 곳이지 않을까라는 의견에 더해,
이 정도의 지점이 서울에서였다면 가격대가 한두급은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 라고

제대로 된 스시라고는 이번이 두번째인 주제에 잡설이며 헛소리일지 모를 말들이 길어졌는데
그만큼 맘에 들었던 한끼였고,
지불한 돈값 이상을 누리지 않았나, 하며 만족했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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