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담치마을에서 처음 맛을 보게 된 후
그야말로 '뻑'이 가버린 나는 그 섭국으로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오산횟집을 한번쯤 가보마, 눈독들이고 있었다
다만 위치가 나같은 뚜벅이에겐 접근성이 낮다보니 부모님 오시면 가봐야하나 어쩌나 그러고 있었을 뿐

당직근무를 서고 난 다음날이었지만 근취도 마다하고 전 부대에 남겨져있던 자전거를 회수해오겠다고 생각했다
양양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서 짐칸을 가만 보니 내 자전거 정도는 충분히 실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굳이 타고 내려오기로 했는데, 그 이유가 오산횟집이었다
양양에서 강릉으로 7번국도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이 집을 거치도록, 코스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출발하고나서 한시간여 달리고 난 후 동호 해수욕장에 다다르자 오산횟집이 보였다

마침 적당히 출출해질것 같은 기분이었고 강릉으로까지의 길이 상당히 남아있었으므로 
에너지 충전을 위해 섭국 한그릇은 필수라는 명분이 따라붙는다

주문을 한 후 오래지 않아 섭국 한그릇이 나왔다
국이 담겨나온 그릇이나 깔리는 밑반찬들이 엄청나게 '가정식'스타일이다
국은 담치마을의 섭국에 비하면 계란이 풀어지지 않고 뭉쳐있고 더 맑아 보이는 느낌이다
실제로 국물맛에 있어서 바다쪽의 느낌이 더 우세하게 전해진다
섭의 양은 푸짐하다 담치마을의 섭국도 섭이 섭섭치 않다지만 이쪽이 워낙 대단하다^^;;
부추는 숨이 거의 죽지 않은채로 제 향을 강하게 어필한다
각각의 재료들이 자신의 존재를 분명하게 표시한다 난 섭이고, 넌 부추야! 계란은 잠깐 좀 빠져줄래?

어쩐지 오산횟집의 섭국은 '원조'라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투박함같은게 있다
반면의 담치마을의 섭국은 좀 더 섬세하고 정갈하게 다듬은 쪽이다
각 재료의 맛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계란물을 더 풀어지게 해서 걸쭉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이다
오산횟집이 ○
○회관의 느낌이라면 담치마을은 ○○가든의 느낌이랄까
두 집 모두 맛은 좋다보니 어디가 낫다 못하다 말하긴 어렵고 추구하는 맛의 방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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