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이제 독립하게 되면, 그래서 반려동물을 하나 키운다고 그러면
강아지? 혹은 고양이?
운전중이던 가막형이 묻는다.
개도 고양이도, 반려동물 제 집에 둘 생각.
없는데요.
그래? 아무래도 고양이쪽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 싫어?
그쵸, 아무래도.
내 공간에서 통제할 수 없는 활동과 그 흔적이 남는게.
그런걸 바라지는 않거든요.
편집증적으로 뭐는 어디 있어야 하고 뭐는 어디 있으면 안되고
그런건 딱히 아닌데요.
맘에 들어서 모아둔 그림이나, 그릇이나 가구나.
그런게 상하는 일도 있을거구요. 신경이 쓰일 것 같아서요.
외로움 타는 것도 없고.
그런게 괜찮은 성격이었으면,
비혼 생각부터 안했겠죠.
또 싫은게요.
동물을 집에서 기르게 되면, 집돌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걔들도 외로움을 탄다고 하니까.
집 비운 동안은 계속 신경을 쓰게 될 것 같거든요.
내 취향으로 가꾼 집을 갖는건 갖는건데, 거기 또 매여있고 싶지는 않으니까.
뭔가 날 기다리고 있는 것 좀 별로에요.
사람이던 동물이던, 계획이나 일정? 시간도.
그런데 쫓기기 시작하면, 내 속도를 지킬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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