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들 만나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
한명은 금융권 종사자인데, 블라인드 채용에 불만을 말하네.
학벌 기준으로 선발하는데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고, 요즘 들어온 친구들 도통 말 못알아 먹고 일하는게 소극적이란다.
예컨데, A-B-C로 이어지는 일이 있어서 C좀 해놔라고 하면, A-B는 쏙 빼놓고 C만 달랑 해놓는단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인데, 해외법인에 일 시키면 저렇다고 회사에선 수시때때로 듣는 이야기다.
법인에서 그런것만은 또 아니고, 본사 외국인 직원들도 비슷하다 한다.
어쩌면 알아서 착착 일 해놓는 직원이란건 한국에서 아주 특수한 시기에 가능했던 현상이 아니었을까.
외국계 회사 업무매뉴얼이 세세하게 작성된 이유는 그렇게가 아니면 업무가 안돌아가기 때문이라고도 하던데.
그래서 친구에게 이야기 했다.
블라인드 채용 문제는 아닐 수 있어. 세대특성 같은게 아닐까.
무슨소리냐면,
모바일 환경이 익숙한 친구들이잖아 이 친구들이.
모바일 서비스란게 그렇다고. 철저히 개인화 되어있고, 디렉션도 매 스탭 명확하니까,
그렇지 못한 메시지는 흘려듣게 된다고 할까?
예를들면 1:1로 지정해 이야기 하지 않으면 '공지'라 해도 자긴 모르는 내용이야.
알람이나 푸시메시지같은거 너무 당연해서, 공식채널에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다가 캐치해야 한다는 개념부터 약하다고 할까.
디렉션도 비슷한데, 모바일 게임 퀘스트 수행 생각해보면 있지.
연계퀘스트, 아까 말한 A-B-C 흐름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하면,
중간단계별로 다 가이드가 있단말이지.
예전처럼 C를 달성하시오 해놓고 A-B는 공략 찾아보고 그런게 없어.
그런 시기적인 변화가 블라인드 채용 시기랑 맞물렸을 수도 있다고 봐.
내가 있는 곳이 게임회사라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던 산업이라
업계특성이라고 생각도 해봤었는데 이 현상이.
원래 커뮤니케이션이란건 상당한 리소스를 요구하는 과제인 것 같고,
그 부담을 하급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방식에 대해선 수용할 맘 없는 세대를 마주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