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만 해도 입이 엄청 짧았다
가리는 음식이, 좋다고 먹는 음식보다 더 많았으니까
사실 고기나 가공식품류 말고는 거의 안먹었던 것 같다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하고나서부터는 정말 신기하게도 이것저것 많이 먹게 되었단 말이지
부추는, 순대국밥집에서 맛을 들였다
집 앞에 있던, 자주가던 순대집에서 부추무침이 반찬으로 나왔고, 아빠따라서 국밥에 같이 말아먹었거든

어느날 장을 보다가 부추를 파스타 재료로 쓰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봉 사와서 간단히 손질하고, 냉동실에 보관해두었다가

오늘 아침으로 파스타를 삶으며 재료로 사용해봤다
기대대로 향이 좋아 맘에 드는 결과가 나왔다
크림소스 파스타의 심심한 색에 포인트도 되어주기도 했고,
피망이나 파프리카를 넣었던것보다는 훨씬 좋다는 느낌이다

지난번 장을 보면서 뭔가 허전하다 싶었는데 마늘이었다
오늘 파스타를 하려고 보니까 마늘이 없단걸 안거지
좀 불안했는데, 다행이었다
오히려 마늘향이 빠지니 크림소스의 고소한 향이 더 선명해졌던 것 같다
까르보나라 스타일로 달걀을 섞어준것도 이 풍부해진 향에 한몫 했을런지 모르겠다
부추도 향이 강하긴 하지만 이건 마늘처럼 처음부터 소스에 향을 입히는 식이 아니라
색을 살리고 숨이 너무 죽지 않도록 마지막에 살짝 섞어주는 식으로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날씨때문에 일요일 하루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
그래도 아침식사는 이날의 위로 3선 중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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