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가 제철이라는데

요리 한번 해봐야지 않겠나


추석 장을 보며 어머니께

실한놈으로 고르려면 어째야 하는지 여쭈니

달이 차있을 땐 살이 없어 별루란다


그럼 그믐까지 미뤄야 하나?

하지만 요즘은 주말이 더 바쁘다

결국 다음날 따로 나가 두마리 사왔다


오븐에 배를 위로두어 30분 굽고

살을 발라냈다


꽃게는 고소하고 감칠맛도 도는게

참 맛있는데,

이렇게 살을 발라내고 보니

억울한 느낌이다


살을 발라내고 남은 껍닥과

오븐에 구울 때 남은 국물,

내장을 긁어 냄비에 옮겨 담고

무, 파, 마늘, 고추, 양파와 함께 볶는다 


전형적인 레시피처럼 미레프와로는 볶지 않는데,

토마토 페이스트 대신 된장을 넣을 생각이다

비스크라고는 하지만

게장국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육수 붓고 푹 끓인 뒤

루로 농도를 맞춘다


마지막으로 소스를 거르고 나니

밤이 늦었다

소스를 이용한 요리는 다음날로 미룬다



그래서 만들어본 요리는

뇨끼였다


명절이라면

역시 냉장고 털기지


팬에 파와 양송이를 볶고

고사리, 도라지 나물도 더했다

데친 뇨끼 넣고

마저 볶은 뒤


그릇에 옮겨 담았다


어제 발라둔 게살 올리고

비스크 소스를 부었다


거른 비스크 소스 덜어내

두유 작은병을 붓고

육수 끓일 때 푹 익였던 무를

블랜더로 갈아 더했다


그래서 결과물에 몇가지 아쉬움이라면

향신료의 문제가 한개

처음 소스 조릴 때 타임을 넣었는데 양이 많았다

밸런스가 무너지더라

한편 타임이 꽃게에 어울리는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겠고


두번째로는 나물

고사리는 굳이 넣을 필요 있었나 싶다

한편 도라지는 쌉사레한 맛으로 해산물 소스에 무게감을 주어

괜찮았던 선택


비스크소스는 그 자체의 맛도 맛이지만,

원재료의 살과 어울렸을 때 풍미가 극대화 되는 느낌이다

손이 많이가고, 익숙하지 않은 소스니

활용은 좀 더 고민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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