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칵테일을 맛본건
첫 수능을 마친 겨울 사촌형이 어쨌건 축하한다며 바에 데리고 가 사주었던 때이다
그때 난 미도리 사워를 내 동생은 롱티를 시켰고 형은 잭콕을 시켰다
당시엔 술 맛도 모르던 때고 술보단 맛있는 음료가 더 좋던 때였으니까
당연히 사촌형이 시킨 잭콕을 한모금 맛보곤 더구나 제조법까지 알고나선
왜 이런걸, 돈주고 사먹는걸까
그런 생각이었다

집안 특성상 국산양주는 언제나 풍족했기 때문에 위스키를 마시기란 어려울게 없었다
온더락으로도 먹곤 했지만 어느 때 이후로 콜라에 자주 타먹곤 했던것 같다
하지만 아직 스카치 위스키와 버번 위스키의 맛의 차이라는 것을 감지할 수 없을 때였다
버번 위스키가 집에 없었으니까
개념적 차이는 알고 있었다지만

자대배치를 받고 업무를 마친 뒤 가볍게 한잔씩 해볼까 하는맘으로
피엑스에서 팔리는 가장 싼 위스키인 짐빔화이트를 사고 콜라도 한캔씩 사와선
버번콕을 만들어 홀짝거렸다

그렇게 피엑스의 짐빔을 소모해나갔고
재고가 다 나간 이후에 더이상 짐빔이 들어오지 않았다
나 외에는 짐빔을 사서 홀짝거리는 놈은 없었으니까
드디어 악성재고를 다 털어냈다고 여겼나보다

어쩔 수 없나라는 맘으로 그 다음으로 만만하던 임페리얼12를 사서 콜라에 탔다
아...그런데 이 맛은 뭐야;;;

알콜향과 오크향만을 기억하고 있던 저질 미각의 나라지만
그간의 버번콕과는 다른 이질감을 분명히 알았다
하...그래서 잭콕&버번콕은 칵테일 메뉴로 있는 반면 스카치위스키 베이스로는 없는거였나
뭐든 자주 많이 먹어봐야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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