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 술약속이 잡힌날,
이르게 집을 나와서 서촌부근을 기웃거려보기로 했다
지난 겨울은 너무너무 추웠던지라 어지간하면 집안에 움츠려 나돌아다닐 엄두가 없었는데
이제는 낮기온은 걷기에 참 좋다
누하동쪽을 찾아 걷다보니 통인시장이 보인다
이름은 자주 들어봤으되 한번 찾아가볼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는데,
이렇게 마주쳤으니 한번 구경이나
반찬가게들이 제법보이고 그 가게마다 도시락카페 가맹점이라는 작은 푯말들이
보이기에 처음엔 뭐지 싶다가 이내 아하,
얼마전부터 들려오던게 저것이구나 생각났다
그런데 도시락카페도 통인시장에서 시작되었는지는 몰랐는데
사실은 그보다도 기름떡볶이가 더 유명하지
해서, 한번 맛이나 볼까 하고 가게가 보이자 자리를 잡았다
1인분 주문하니
바로 조리를 해주신다
단순하게 보이는 그대로의 맛
그래서 이런저런 보통의 국물떡볶이보단 더 좋았다 개인적으로
보통 떡볶이들의 복잡한 국물맛을 보고있자면 뭐가 들어갔는지 알 수도 없기에 마음도 따라 복잡스러워지는데
딱 보이는만큼의 맛이라도 정직하게 나는것이 요즘같아선 차라리 만족이다
마르지 않고 말랑말랑한 떡의 식감도 그렇거니와
바로 집어먹기에 적당한 온도도 좋다
떡복이 파는 할머니께선
아직은 사람들 몰리지 않고 한가할 수 있는 시간이니 양이 부족하면 말하라고 하시곤
더 얹어주시기도 하고
한그릇 삼천원 분식집에 이정도 접객이면 나는 괜찮다
유명세가 대단한 곳들에 대해 워낙 큰기대를 안하게 되는데
이 곳은 괜찮던데
종로쪽 나올일 있으면 종종 생각나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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