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분당 쪽으로 우동집이며 라멘집이며 괜찮다고 할만한 곳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지만.

이 소바라는 건 도통 제대로 한다는 집이 늘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건대 시마다 정도면 큰 품 들이지 않고 찾아갈 수 있지만

얼마 전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니신소바는 또다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어차피 교통편을 이용해서 찾아가야 하는 일이니

조금 번거롭더라도 교대까지 한번 가보자 하고 나선 길

점심시간에 맞추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데다가 들러야 할 곳도 있었기에

저녁이 시작되는 오후 5시에 맞추기로 했다

 

이미 이곳에 찾아오기로 마음 먹었을 때부터 메뉴는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메뉴판을 오래 들여다볼 것도 없이 주문,

을 하지만 이런 내가 알고 온 것보다도 가격이 높다(15,000)

그새 한번 오른 것인지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국물부터 한번 떠먹고

젓가락으로 간장에 졸인 청어를 한점 떼어내 맛을 본다

고소한 등푸른생선 냄새가 퍼지고 살은 설탕에 졸였다더니 달착지근하다

 

토핑이며 국물에는 별 불만이 없고 이제

면을 맛보는데

아차, 아무래도 이건 조금 미스매치다

진하디 진한 청어의 향과 맛이 

여간해선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메밀의 옅은 향을 다 덮어버렸다는 것인데

여러모로 공을 들여 뽑는다는 면의 진가를 온전히 즐기기에 어렵게 됐다

투득투득 끊어지는 질감을 봐서는 분명 메밀함량이 높은 것인데

 

그래서 이게 차라리

소면에 어울려 소유라멘 일종으로 내온다면 낫지 않을까 생각해보는데

그릇을 다 비울 때쯤에 이르러서는

메밀향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톡톡 끊기는 소바면의 식감이 재미있어 

이것대로 괜찮지 않을까 아쉬움을 조금 풀어본다

 

그러니 자루소바를 맛보기 위해 다시 한번 찾아가봐야지,

라며 핑계거리 하나 삼아둔다

 

 

 

 + 아침부터 동생에게 연락이 와서 내일모레 어버이날인데 뭐라도 좀 사다 놓으라고 한다

   이런 날 잘 챙기지 못하는 나를 대신해서 동생이 매번 신경을 많이 쓰는데

   직업이 직업인지라 본인이 직접 챙길 수 없으니 내게 신신당부를 해두는 것이다

   , 몰라 그런거 그냥 대충 넘기자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소바집 주변에 꽃집이 보이기에 들어서 꽃바구니 하나를 사들고 나왔다

   동원훈련 다녀와야 하는 일로 8일날에는 나도 집에 없으니까 미리 준비해놔야 한다

   조금은 떠밀리는 감도 없지 않게 손에 들린 꽃바구니였지만,

   그래도 역시 꽃송이를 들고서 길을 걷자니 기분이 좋아진다

   

   꽃은 받는 사람에게도 좋은 선물이겠지만 주는 사람에게도 좋은 선물이 아닌가 싶다

   뭐랄까, 꽃은 들고 있는 사람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인상이랄까

   그래서 꼭 특별한 날 아니더라도 생각날 때면 한번씩 꽃송이를 사들고 싶다 생각을 하는데,

   멀지 않은 언젠가 삶의 여력을 갖추면 좋은 습관으로 들이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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