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내가 응원해 마지않는 이태원 이스트빌리지의 1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국순당에서 복원중인 전통주 4선을 모든 테이블에 제공해주는 것이었는데,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기획 취지도 좋고 맛도 궁금하고, 안다녀올 수 없었다


여섯시쯤 방문했었는데, 이미 테이블은 모두 예약이 끝난 상태였나보다

다행히 8시예약인 자리가 있어 그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어짜피 홀로 방문이라 긴시간 앉아 있기도 힘들었다


제공되는 술은 모두 4종류로 이화주, 송절주, 자주, 석탄향이었다

여기에 쉐프님께서 준비해주신 핑거푸드가 각 술에 맞추어 함께 나왔다

각각 전통주는 각각의 특징들이 뚜렷하면서 맛이 아주 좋아서

기분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히 이화주와 석탄향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우선 이화주같은경우에는 시각적으로도 눈길을 끌었는데

마치 요거트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입안에 머금고 향을 맡으면 연하게 과일향이 나는데 질감과 더해져 아주 부드럽고 우아한 인상을 준다

그 점도때문에 잔을 한껏 기울여도 당연히 남아있는 분량이 생기는데

떠먹는 요거트 먹을때처럼 혀로 핧아 먹고싶은 마음을 애써 참아야 했다

셔벗형식으로 개발해서 나와도 아주 훌륭한 디저트가 될것 같더라


석탄향은 맛이 매우 좋아 삼키기 아쉽다는 뜻이라는데

그 이름대로였다

잔을 들고 향을 맡아보려 할때는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었지만

입안으로 들이자

이런것이었구나 싶었다

달콤하고 은은한 향도 있지만,

연한 꿀물이라도 머금은 듯 부드러우면서도 기분좋게 감도는 촉감 또한 훌륭해서 

정말이지 넘기기 아쉬운 기분이었다


송절주는 매우 고급스러운 인상으로

점잖은 자리에 함께하면 좋겠다 싶었다


자주는 상대적으로 인상이 희미한 편이지 않나 싶었지만

역시 잘 빚어진 술이라는 점에선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스트빌리지의 쉐프님께서 이런 행사를 기획하신 이유는

정말 애써 복원한 이런 명주들이 시장에서 좋은 호응을 얻지 못하고, 판로가 갖추어지지 못하는 점에 아쉬움을 느껴 

알릴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집에와서 이들 술을 검색해보니 정식 판매되지 못하는건지 구입할 방법을 알 수 없었다

고급화된 우리음식과 술에 대해 조금 더 개방적인 분위기가 아쉬웠다

이화주나 석탄향은 어떻게 구해본다면 가족들, 친구들에게 맛 보여야겠다 

나만 알고 있기엔 조금 미안하니까

728x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