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시절이었는데,

봄 되면 엄마가 쑥 캐러 가자고 할 때가 있었다

물론 따라나서는 것도 그다지 반가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쑥을 한번 캐오시면

쑥국이 한솥단지가 끓여지는게 정말 문제였다


그, 행주 삶는 깊은 양은 솥단지에


어린 애가 쑥처럼 향이 강한 풀을 좋아하겠느냔 말이다

한사코 거부해도 한두번은 밥까지 말아 떠넘기는 사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쑥국에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 내가


때마침 통영을 찾은 때가 봄이니까

도다리쑥국이 제철이라고 하는데

이걸 맛을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좀 되긴 했다


그래도 맛본 사람들의 호의적 반응을 몇번 접하고 나니

그 때의 안좋은 감정보다 궁금한 마음이 더 커지고 있었다

그 사람들이 맛있더라, 고 말을 하는데 앞서 

내가 본래 쑥국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라는 단서가 붙기도 했던건 물론이다


도다리쑥국에 쓰는 것은, 우리가 흔히 보는 쑥과는 좀 다른 종류라더니

더 잘고 여렸다

도다리 맛과 어우러졌기 때문인지

향긋하게 느껴진다


국물에선 마늘맛이 제법 있는편이긴 했다

이집 특징이려니 한다


비린것 없이, 어린시절 쑥국에 대한 안좋은 감정 떠올리는 일 없이

잘 먹고 나왔으니 되었다

사실 내륙에서 흔하게 먹는 냉이된장국보다도 이쪽이 좀 더 봄기운같은 향으로 좋았다

한번 맛보고나면, 철에 한번씩 생각날만 하다

728x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