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건널목을 지나 큰길가 맞은편으로 오래된 시장골목이 보였다

기억에는 없는 곳이지만, 

식사할 만한 무엇이 있을까 찾아볼 요량으로 들어서본다


몹시 쇠락해 보이는 시장골목을 조금 둘러보다

많은 시간을 깔고 앉은듯한 중화요리집을 찾게되었다


가게안으로 들어서 간짜장을 주문하고 기다리니

주전자에 끓여둔 따뜻한 보리차 한잔을 따라준다


요즘은 좀체로 보기 힘들다는,

웍에 부친 달걀후라이가 턱, 하고 자리잡은 간짜장이다

잘게 다진 당근, 양파, 호박이 듬뿍 들어있는 소스를 그릇에 붓고

비빈 후 맛을 보니

춘장맛이 강하지 않고 짜지 않고, 볶은 야채맛이 더 강한 인상이다

솔직하게 썩 맛있다고 하기 어렵고

고기덩어리에서는 약간 시큼한 맛도 났던것 같은데


그래도 기분좋게 먹고 일어섰다

약간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좋아서

여하튼 이날 하루는 옛날기억에 흠뻑 취하는게 중요했고

이곳 분위기나 내온 요리의 느낌은 그 기분을 만족시켜줄 수 있었기 때문에


계산하면서, 아주머니께 이곳에서 영업하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여쭈어보니

십사년쯤이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진해에 있던 때가 십팔년 전쯤으로 계산이 되니까

아무래도 어린시절 목욕마치고 

아빠 따라 찾아와 짜장면 먹곤하던 집은 아니라는 결론이 되지만

아무렴 어떨까

다음에는 친구와 함께 가서 탕수육 한그릇도 시켜놓고, 술도 한잔 따라마시고, 그러고 싶은 마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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