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동글 말아낸 고기는 씹는맛이 적당한 크기로 다져놓았다

반으로 썰어 단면을 보자면 안쪽으로 분홍빛이 살짝 남아있도록,

조리가 잘되어 퍽퍽하거나 뭉쳐진 느낌이란 없다


바닥에 깔린 소스는 별도의 것이라기보다

오븐에서 미트볼을 익히며 자연스레 흘러나왔을 육즙에 가깝다


사실 미트볼 자체로서 한알씩 집어먹는 맛도 훌륭하지만

과일조림-프룬이라고 생각을 했는데,을 얹어 먹으면 단맛이 더해주며 입맛을 한결 돋운다

향신료가 압도하지 않도록 빗어낸 고기경단 자체의 스타일에 잘 어울린다


감자퓌레조차도 이렇게나 보드랍게,

성의껏 으깨 낼 수 있을까 


식전 빵조차 한마디 더하지 않을 수 없다

얇게 형성된 크러스트임에도 훌륭하게 바스락 거려서 

소리로, 식감으로 즐겁게 만든다


오늘이 영업 마지막 날인 서더맘22의 

스웨덴식 미트볼에 대한 감상이다

전부터 점찍어 두었던 곳이고, 이런저런 이유로 들러보질 못하고 있다가

곧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급히 찾아간 상황에서 맛본 음식이라,

조금은 감상적이 되어 후하게 평하고 말았는지

그렇다 해도 참 맛있는 요리를 내는 집이라 생각한다


연휴기간에도 계속 회사에 나가 일을 보다가,

오늘에서야 하루 쉬는날을 짜내긴 했는데

여길 또 혼자 가야하나 고민을 좀 했다

먹는게 눈치보여서는 아니고,

메뉴를 하나만 시켜야 하잖아


그런 문제보다도,

이곳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런지

이미 사라지도록 예정인 장소 아닌가


그래도 모처럼의 휴일이니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가짐에 가까웠는지 몰라


집을 나서 홍대로 향한 열차 안에서,

백 형의 연락을 받게 된다

오늘 스케쥴이 어떠니, 함께 점심 먹을까


아이 참, 반가울데가


백 형과 함께 서더맘에서 식사를 한다

형은 얼마전 마친 공연일로 그 새 또 얼굴이 헬쓱하다

결과가 좋았다고

서로의 근황을 나누고 

모처럼의 느긋한 오후를 누린다


해서, 이 식당을 찾는게 큰 의미 있나 고민하던게

형의 덕으로 해소 되었다

의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언부언 해봐도, 내게 있어 맛있는 식사는

즐거움의 경험으로써 의미를 완성한다


동행인과의 함께한 시간을

즐겁게 돋워주는 식당이었다

22 Söderma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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