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외관은 그럭저럭 괜찮다

철판 위에 파란 페인트 칠한 마감의

프렌치 비스트로 풍이다


하지만 가게 이름은 어떤가

철판왕

생활의 달인에 나올 것 같다

아니면 여섯시 내고향

생생 정보통


간판 밑으로는 

현수막 천이 펄럭거린다

철판왕 OPEN 식사 5코스 16000원


저길 들어가봐야 하나

아무래도 고민된다


난감한 센스도 센스거니와

저가격에 5코스라니

잘 나오긴 하는걸까


그래도 궁금증을 이기진 못한다


퇴근시간 멀쩡하게 지켜서

연습실로 향하면

식사시간은 넉넉하게 남는다


바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코스로 주문을 한다

맥주는 카스생


수제육포가 시작메뉴로 나온다

돼지고기인 듯 싶고

바싹 말린게 아니라 질깃하지 않다

결과 수직으로 썰어서 내는 점도 

부드럽게 씹어넘기기 좋게 만든다

양념이 강한편이라, 

오래 질겅거리며 고기맛을 보긴 어렵다


두번째 접시는

가리비 구이

관자는 구워서 감자스프에 얹어 내고

나머지 살은 야채와 볶아 잡채로 낸다

선도는 살짝 아슬아슬할 수 있는데

조리는 잘되었다

특히 잡채를 다 집어먹고 난 뒤

가리비 껍질에 남은 국물이 의외로 별미다


세번째 접시에선 

양고기 혹은 소고기 스테이크 중 택일 하게되고

두개 다 먹어봤다

소고기 쪽이 좀 더 낫지 싶은게

양고기는 굽기가 미디엄 웰던에 가까웠던데다

특유의 풍미가 거의 살지 않던 탓


먹기 좋게 썰어서 플레이팅 되고,

야채 가니쉬와 디종머스터드

앞서 사용되었던 감자스프가 깔린다

소스도 한종 더 내어주는데

토마토 베이스긴 하지만 후추를 과하게 썼기 때문에 

손이 가지는 않는 편이고


네번째 접시는

멘보샤를 골랐고

감자튀김을 택할 수도 있다

멘보샤를 실제로 맛보는게

이곳이 처음이 되는군


그런데 이거 

왜 유명세를 탔는지는 잘 모르겠는게 내 느낌으로,

가운데 샌드해주는 새우살 비중이 높아지면 

좀 다를까 싶다가 그래도 역시

큰 기대 하긴 여럽지


마지막은 식사메뉴를 고른다

볶음밥이랑 팟타이

반복되는 파프리카, 양파, 부추, 양송이 큼직하게 들었고

소고기도 깍둑썰어 넉넉하게 들어간다

팟타이쪽이 좀더 맘에 들었는데

밥도 잘 볶긴 했다만

간이 좀 약하지 않나 싶어서


철판왕이라는 가게이름은

볶음류에 대한 자신감 때문에 지은 것인지

불을 잘쓴다

야채류는 아삭하게

물러지지 않고

고기도 잘 다룬다


야채류는 한정된 가짓수만 이용되지만

코스 안에서 주재료는 계속 바뀌기 때문에

구성이 알차다는 느낌을 준다

오히려 이 가격에 

유지가 되는지 묻고 싶을 정도


다음번 방문 때는 연습 마치고

뒷풀이겸 와볼까 싶어

가게 마감시간 물어봐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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