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첫기차로 정동진까지 15분쯤 걸렸다
시간이 4시 45분쯤이었던지 어쨌던지
무튼 해 뜨기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어느 순간 기분에 움직여버리면, 그럴땐 정말 앞뒤 상황이라는 걸 고려를 안하는 건지
얼토당토 않는 짓을 하기 일쑤다
이날도 그런 날들 중 하나였고

손발이 유독 찬 편이니까 난,
추운것이라곤 무엇보다도 싫은데
그러면서도 꼭 사서 고생을 한다니까

스스로의 멍청함을 실컷 욕하며
첫 해를 기다렸지만
구름도 잔뜩 끼고 근사한 일출은 마냥 텃다

언제 뜨는건지, 어느 방향에서 뜨는건지 혼란스럽던 사람들 몇몇이
야야, 돌아가자 라고 하던 순간
저쪽이다!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사실 해 뜨는 장면 자체에서 무슨 대단한 감정이 생길까
좋은 날씨도 아니었는데, 그러나 주위를 슬쩍 둘러보자니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나들 행복해 보인다 하나같이
어쩌면 우리는 각각의 얼굴 위로 떠오르는 희망같은 표정을 보러 바글바글 몰려드는지 모르겠다
집에 돌아갈 길은 걱정이겠지만
서로에게 빛이 되는건 서로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평온해진 마음으로 내 소원 하나 장난스레 빌고, 이어 진지하게 다시 빌어봤다
'오늘 이자리에 사람들이 빌던 저마다의 희망, 하나같이 이루어지는 한해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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