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강릉지역에 있으면서 맛볼 수 있는 냉면들이라고 한다면
서울에 있는동안 맛보는 어디 어지간한 면옥보다는 잘하겠다는 생각이지만,
가만히 보자면 워낙 훌륭한 막국수 집들이 많은 이쪽이라, 냉면을 잘하고 있는것인지 막국수를 잘하고 있는것인지 
좀 애매한 느낌이기도 하다
냉면과 막국수의 차이라면 면을 질깃하게 뽑아 낸 것인지 혹은 툭툭 끊어지게 뽑아낸 것인지
하여간 이쪽 면요리는 달콤한 맛이 상당한 편이라 누구에게나 맛있다는 인정을 받기 쉽다

반면 이번에 맛 본 평양냉면옥의 평양냉면 계열은, 그 슴슴-한 맛으로 처음 한두번으론 이게 뭔맛이냐 타박받기 딱 좋다고 한다
분당 평양면옥의 냉면은 그런 중에서도 가장 맛이 옅어서 하드코어에 가깝다고 하는 모양이다
확실히 함께 맛을 보신 이모는 '뭔 맛인지 모르겠다'고 썩 잘 드신 표정은 아니었다
더구나 냉면답지 않은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라니
함께 주문했던 만두가 누가뭐래도 훌륭했기에 오나전 타박을 듣는건 면했던게 아닐까
확실히, 냉면을 주문하는 사람들 만큼이나 만두국의 인기도 상당했다

내 경우에는, 그래도 성향에 잘 맞았던 모양이다
면발의 식감에 대한 당혹감은 막국수를 자주 먹어왔던 덕인가 아주 낯설지 않은데다,
메밀향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라서 충실한 면을 뽑아내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게된다
국물을 들이켜보니 자칫 맹탕이냐, 라는 평을 들을 수 있겠다는 느낌은 분명하다
그러나 가만히 그 맛을 살피고 나면 아주 절묘한 수준에서 육수의 맛을 내고있음이 느껴진다
맛이 강하지 않은만큼 느끼한 감이 절대적으로 들지 않게 되면서
한편으론 면에서 베어 나온 메밀향이 섞여들 여지가 생긴다
고소한 여운이 잔잔하게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잘한다는 평양냉면집들, 눈여겨 봐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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