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뜬 시간을 이용해

강릉으로 내려간 목적이라고 한다면


기사문이라는 식당을 방문해보는 것이었다

평일 휴가를 내놓고 내려가는 길이었으니

휴무일이 언제인가 신경쓰인다


내려가며 검색해보기론 월요일이 휴무란다

그렇다면 다음날 올라오는길에 점심으로 들러보아야겠다


그러나 화요일 방문해보니

닫힌문을 맞다뜨린다

역시 전화를 해볼걸 그랬나


그래도 잘차려진 한끼는 먹고 올라가야겠다 싶어

스시심으로 향했다


기억에 남기로 2만 5천원 코스로는 과분한 스시가 나오던 곳이다


다찌에 앉아 내진 스시를 맛보기 시작했을 때

내 기대가 어그러지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네타를 박하게 쓰게 된 것 같지 않으나

어쩐지 손질한 모양새가 투박해져 있었다


여기까지는 조금, 스타일이 변한 것일까


그런데 정말 당황스럽던 것은 샤리에서였다

밥이 차다


충분히 따뜻하지 않은 상태의 밥위에

너무 낮은 온도의, 두툼한 샤리를 얹다 보니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았다


다찌에는 나 홀로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음에도

초밥이 6피스씩 쥐어져 한꺼번에 나왔다


온도에 더해 한가지 더 미묘했던 건

밥의 질감이었다


적당한 찰기 도는 밥알들이

입안에서 풀어지던 인상이었는데 분명,

이날은 찬밥을 물에 말아 먹은듯 

푸석하게 굴러다녔다




중간에 나왔던

이면수 구이만 유일하게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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